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깃든 갈매기 조나단에게
가장 높이 나는 갈매기가 가장 멀리 본다.
제 1 부
여명이 터오는 시각이었다.
새롭게 떠오른 태양이 잔잔한 바다 물결 위로 금빛 찬란한 빛무리를 펼치고 있었다.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바다 위에서는 고깃배 한 척이 물고기를 모으려 밑밥을 뿌리고 있었고, 아침 먹이를 찾아 나온 갈매기 떼에게 전하는 우두머리 갈매기의 신호가 허공에서 번쩍이자, 수많은 갈매기들이 분주히 날갯짓하며 서로 다투어가며 먹이 부스러기를 쪼아댔다. 또 다른 하루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은 고깃배와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홀로 비행 연습에 몰두해 있었다. 삼십 미터 상공에서 그는 물갈퀴가 달린 두 발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부리를 치켜든 채, 양쪽 날개를 비틀어 구부린 힘겨운 자세를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날개를 비틀어 구부린 자세는 저속 비행을 위한 것이었고, 그는 이제 볼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속삭임처럼 희미해지고 발아래 해면이 정지한 듯 보일 때까지 최대한 속력을 줄였다. 그는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눈을 가늘게 뜬 채, 단 한 치라도 더 날개를 구부려보려 몸부림쳤다. 그 순간 날개의 깃털들이 흐트러지며, 그는 속력을 잃고 추락하고 말았다.
말할 것도 없이, 갈매기는 결코 공중에서 비틀거리거나 속력을 잃어서는 안 되는 법. 공중에서 속력을 잃는다는 것은 갈매기에게는 수치요, 불명예였다.
하지만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은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듯, 다시 한 번 날개를 펴서 비틀어 구부리는 힘겨운 선회 자세를 취하고 천천히…. 더욱 천천히…. 속력을 늦추어가다가 마침내 또다시 균형을 잃고 말았다.
그는 틀림없이 평범한 갈매기와는 다른 존재였다.
대부분의 갈매기들은 해변에서 먹이가 있는 곳까지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단순한 비행만을 할 뿐, 그 이상의 것을 배우려 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비상이 아닌 식사였다. 하지만 조나단에게는 먹는 것보다 나는 일이 더욱 소중했다. 그 무엇보다도 조나단 리빙스턴은 날기를 사랑했다.
이러한 생각은 다른 갈매기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그의 부모조차도 그가 날이면 날마다 하루 종일 홀로 수백 번씩 저공활공을 시도하며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당혹스러워했다.
그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자신의 날개 길이의 반도 안 되는 아주 낮은 높이에서 해면 위를 날 때면 힘이 덜 들고 활공 시간도 길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착수 방식 또한 달랐다. 다른 갈매기들처럼 두 발을 쭉 뻗어 물위에 첨벙 내려앉는 대신, 그는 다리를 몸에 유선형으로 바짝 붙이고 수면에 닿았다. 그래서 물위에는 긴 물살 자국만이 남았다. 그가 두 다리를 접은 채 해변에서 동체 착륙 연습을 시작하고, 모래사장에 새겨진 활주 자국을 걸음으로 재어보기 시작했을 때, 그의 부모는 정말 난감해했다.
"도대체 왜 그러니, 존?"
어머니가 물었다.
"다른 갈매기들처럼 사는 게 그렇게도 힘드니? 저공비행 같은 건 펠리컨이나 알바트로스에게나 맡겨두면 안 되겠니? 더구나 먹지도 않고…. 이런 모습을 보니 뼈와 깃털만 앙상하게 남았구나!"
"뼈와 깃털만 남아도 괜찮아요, 어머니. 저는 단지 제가 공중에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그것만 알고 싶을 뿐이에요."
"들어보거라, 조나단."
아버지가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고깃배도 줄어들 테고, 수면 가까이 떠다니던 물고기들도 깊은 바다로 내려갈 게다. 연구를 하고 싶다면 먹이에 관해서, 그리고 그것을 얻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게 어떠냐? 네가 하는 그 비행술도 좋지만, 활공법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지 않겠니? 잊지 말아라. 우리가 나는 것은 먹기 위해서란다."
조나단은 순순히 부모의 말씀을 따랐다. 이후 며칠 동안 그는 다른 갈매기들처럼 처신하려 애썼다. 진심을 다해 노력했다. 다른 갈매기들과 어울려 방파제와 고깃배 주위를 맴돌며 꽥꽥거리며 다투기도 하고, 빵 부스러기와 물고기를 향해 급강하도 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결국 그는 힘들여 잡은 멸치 한 마리를 그를 쫓아오는 굶주린 늙은 갈매기에게 그냥 떨어뜨려 주고 말았다. 이런 시간을 모두 비행 연습에 쓸 수 있다면, 아직도 배울 것이 그토록 많은데….
그렇게 조나단 갈매기는 다시 홀로 먼 바다로 날아갔다. 배는 고팠지만, 행복했다.
이제 그에게 중요한 것은 속도였다. 일주일간의 연습 끝에 그는 살아있는 어떤 갈매기보다도 속도에 관해 많은 것을 터득했다.
삼백 미터 상공에서 그는 온 힘을 다해 날개를 쳐서 파도를 향해 수직으로 급강하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왜 갈매기들이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급강하를 하지 못하는지 깨달았다. 급강하를 시작한 지 육 초가 지나자 그는 시속 약 백 킬로미터의 속도에 도달했고, 이 속도에서는 치솟는 공기의 압력으로 인해 날개의 균형을 유지하기가 불가능했다.
이런 일은 매번 반복됐다. 아무리 조심하고 전력을 다해도, 고속에서는 늘 균형을 잃고 말았다.
삼백 미터 상공으로 날아올라, 먼저 전력으로 직진비행을 한 다음, 날개를 펴고 수직으로 급강하를 시도했다. 그때마다 거센 바람의 압력이 그의 왼쪽 날개를 들썩이게 만들어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그의 몸은 왼쪽으로 거세게 휘청거렸다. 균형을 잡으려 오른쪽 날개의 움직임이 멈춘 그 순간, 그는 불꽃처럼 오른쪽으로 회전하며 공중제비를 돌고 말았다.
열 번째 시도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하강 속도가 시속 백 킬로미터를 넘어서자 날개의 깃털이 휘감기며, 균형을 잃고 물속으로 곤두박질쳤다.
마침내 깨달음이 찾아왔다.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된 채 그는 답을 발견했다.
'매우 빠른 속도로 날 때는 날개를 흔들림 없이 고정해야 해. 시속 팔십 킬로미터까지는 날개를 저어도 좋지만, 그 이후에는 날개를 그대로 펴고 있어야 해.'
육백 미터 상공에서 그는 다시 시도했다. 부리를 아래로 향하고 날개를 활짝 펴고 급강하를 시작했다. 시속 팔십 킬로미터에 이르자 날개 저음을 멈추고 날개를 고정했다. 엄청난 힘이 들었지만 견뎌냈다. 십 초가 지나자 그의 속도는 시속 백오십 킬로미터에 달했고, 이는 갈매기의 역사에서 최고 속도 기록이었다.
하지만 승리의 순간은 찰나에 불과했다. 수면 가까이에서 비행 자세를 바꾸려는 순간, 그 치명적인 실수가 일어났다. 시속 백오십 킬로미터에서 균형을 잃은 순간, 마치 다이너마이트에 맞은 듯했다. 조나단 갈매기는 허공에서 산산조각 나는 것 같은 충격과 함께 바위처럼 단단한 바다에 내리꽂혔다.
의식이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해가 저문 뒤였다. 그는 달빛 아래 바다 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찢어진 날개가 납덩이처럼 무거웠지만, 실패의 무게가 더욱 무겁게 그의 등을 짓눌렀다. 그는 희미한 의식 속에서 이 무게가 자신을 바다 밑으로 끌어내려 모든 것을 끝내버렸으면 하고 바랐다.
그의 몸이 서서히 물속으로 가라앉을 때, 낯선 내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나는 갈매기잖아. 본질적인 한계가 있는 거야. 비행에 관해 그토록 많은 것을 배우려면 두뇌 속에 항공역학 사전이라도 있어야 할 테고, 굉장한 속도로 날고 싶다면 매처럼 짧은 날개를 가져야 할 거야. 게다가 물고기가 아닌 쥐를 잡아먹고 살아야 하겠지. 아버지 말씀이 옳았어. 이 어리석은 생각을 버려야 해. 갈매기 떼로 돌아가서 있는 그대로의 나, 한계 있는 보잘것없는 갈매기로 만족해야 해.'
그 목소리가 잦아들자 조나단도 수긍했다. 밤에 갈매기가 있어야 할 곳은 해변이었다. 이 순간 이후로는 평범한 갈매기가 되리라 다짐했다. 그렇게 하면 모두가 더 행복해질 테니.
피곤한 날갯짓으로 그는 어둠을 가르며 육지를 향해 날았다. 저공비행법을 터득한 것이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곧 그 생각을 떨쳐버렸다.
'이제 그만두자. 난 과거의 나를 버리기로 했어. 배운 모든 것을 잊기로 했잖아. 난 다른 갈매기들과 똑같은 갈매기야. 그러니 그들처럼 날아야 해.'
그래서 그는 고통을 참으며 삼십 미터 높이로 힘겹게 날아올라, 더욱 힘든 날갯짓으로 해변을 향했다.
갈매기 떼의 일원이 되리라는 결심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제 더 이상 비행 연습에 대한 강박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더 이상의 도전도, 실패도 없을 것이다. 모든 생각을 비우고 해변의 불빛을 향해 어둠 속을 나는 것이 평화로웠다.
'어둠이라고!'
그 공허한 내면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경고했다.
'갈매기는 절대 어둠 속을 날지 않아!'
조나단은 이 경고를 무시하려 했다. 기분이 너무나 좋았다. 달빛과 불빛이 밤바다 위로 작은 횃불처럼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다웠고, 모든 것이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착륙해!'
갈매기는 어둠 속을 날지 않아! 밤에 날고 싶다면 올빼미의 눈이 있어야 할 텐데! 두뇌 속에 항공역학 사전이나 매의 짧은 날개가 있어야 하잖아!
밤하늘 삼십 미터 상공에서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은 문득 눈을 깜빡였다. 그의 고통, 그의 결심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짧은 날개. 매의 짧은 날개!
바로 그거였다. 얼마나 바보 같았던가! 그에게 필요한 건 작은 날개였다. 날개 대부분을 접어두고 날개 끝만으로 나는 것, 그것이면 충분했다. 짧은 날개!
그는 검은 바다 위 육백 미터 상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실패와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잊은 채, 그는 날개의 앞부분을 몸에 바짝 붙이고 예리한 단검처럼 좁게 모은 날개 끝만을 바람 속에 펼친 채 수직으로 낙하했다.
바람이 맹수처럼 으르렁거리며 그의 머리를 강타했다. 시속 백 킬로미터, 백오십 킬로미터, 이백 킬로미터, 그리고 계속해서 속도는 올라갔다. 시속 이백이십 킬로미터에서 느끼는 날개의 저항이 이전에 날개를 활짝 편 채 시속 백 킬로미터로 비행할 때보다 오히려 덜했다. 이제 날개 끝만을 살짝 틀어주는 것만으로도 급강하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었다. 그는 달빛을 받으며 질주하는 포탄처럼 바다 물결과 수평으로 쏜살같이 날았다.
거세게 밀어닥치는 바람에 맞서 눈을 가늘게 뜬 채, 그는 형언할 수 없는 기쁨에 휩싸였다. 시속 이백삼십 킬로미터! 그것도 완벽한 조종이 가능한 상태로! 만약 천오백 미터 상공에서 급강하한다면 얼마나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을까….
얼마 전에 했던 맹세는 강풍에 휩쓸려간 듯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스스로와의 약속을 저버린 것에 대한 죄책감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런 약속들은 자신의 한계에 안주하려는 갈매기들이나 지키는 것이었다. 배움을 통해 탁월함의 경지에 이른 자에게는 그런 약속이 필요 없었다.
동이 틀 무렵, 조나단 갈매기는 다시 연습에 몰두해 있었다. 천오백 미터 상공에서 내려다보니 고깃배들은 잔잔한 푸른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나무조각 같았고, 아침 먹이를 찾아 나선 갈매기 떼는 희미하게 소용돌이치는 먼지 구름처럼 보였다.
그는 전율에 가까운 기쁨과 활력이 넘쳐흘렀고, 두려움을 이겨낸 것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슴이 부풀었다. 그는 어떤 예비 동작도 없이 자연스럽게 날개 앞부분을 접어 들이고 날개 끝만 펼친 채 바다를 향해 수직 낙하를 시작했다. 고도 천이백 미터를 지날 무렵, 그는 얼굴을 할퀴는 듯한 소리의 장벽을 만났고, 그것을 뚫고 더 이상 빨리 날 수는 없었다. 이제 그는 시속 삼백사십 킬로미터로 수직 낙하하고 있었다. 이 속도에서 날개가 조금이라도 펼쳐진다면 몸이 수백만 조각으로 찢겨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속도는 힘이었고, 속도는 환희였으며, 속도는 순수한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고도 삼백 미터에서 수평비행으로 전환했다. 거센 기류에 날개 끝이 떨리며 흔들렸고, 눈앞의 고깃배와 갈매기 떼가 유성처럼 빠르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는 멈출 수가 없었다. 아직 이런 고속에서 방향을 바꾸는 법을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충돌하면 즉사할 것이다.
그는 눈을 감아버렸다.
그날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은 아침 먹이를 찾아 나온 갈매기 떼 한가운데를 시속 삼백사십 킬로미터로 관통했다. 눈을 감은 채 깃털과 바람이 날카롭게 아우성치는 대기를 총알처럼 가르고 있었다.
운명의 여신이 이번만큼은 그에게 미소를 보내주었는지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하늘을 향해 부리를 곧장 치켜들 때까지도 그는 여전히 시속 이백육십 킬로미터의 무시무시한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마침내 속도를 시속 삼십 킬로미터로 줄이고 두 날개를 다시 펼쳤을 때, 천이백 미터 아래의 바다 위에 떠 있는 고깃배는 마치 빵 부스러기처럼 작게 보였다.
그는 승리의 기쁨에 도취되어 있었다. 극한의 속도! 갈매기가 시속 삼백사십 킬로미터로! 이것은 갈매기 종족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순간이었고, 이제 조나단에게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는 고독한 연습장을 향해 날아오르면서 이천사백 미터 상공에서 또 다른 수직 강하를 위해 날개를 접었다. 그리고 즉시 고속 선회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는 마침내 날개 끝의 깃털 하나만 살짝 움직여도 엄청난 속도에서 부드럽게 선회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그 전에 한 개 이상의 깃털을 움직이면 몸이 총알처럼 회전한다는 것도 뼈저리게 체험했다. 이로써 조나단은 이 세상의 갈매기들 중 최초로 곡예비행을 시작한 셈이었다. 그는 그날 다른 갈매기들과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이, 해가 저물 때까지 쉬지 않고 날았다. 루프, 느린 횡전, 연속 배럴롤, 역회전 스핀, 역전 낙하, 그리고 역전 수평회전까지 마스터했다.
조나단이 갈매기 떼가 있는 해변으로 돌아온 것은 한밤중이었다. 어지럽고 기진맥진했지만, 기쁨에 차서 착륙하기 전 한 번의 루프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바퀴 재주를 넘었다.
'이 획기적인 발견에 대해 들으면 갈매기들이 얼마나 기뻐할까,'
그는 생각했다.
'이제 우리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까! 고깃배를 오가는 단조로움은 이제 끝이다. 이제는 살아갈 이유가 생겼어! 우리는 무지에서 벗어나 탁월하고 지적이며 능숙한 존재가 될 수 있어.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고, 날기를 배울 수 있어!'
앞으로의 나날들은 약속으로 가득 찬, 빛나는 희망이었다.
그가 착륙했을 때 모든 갈매기들이 회의 중이었고, 꽤 오랫동안 모여 있었던 것 같았다. 사실 그들은 기다리고 있었다.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가운데로 나오시오!"
우두머리 갈매기의 목소리가 엄숙하게 울려 퍼졌다.
중앙으로 나가 선다는 것은 크나큰 수치이거나 최고의 영예를 의미했다. 주요 지도자로 임명될 갈매기는 중앙에 서는 것이 관례였다.
'아침에 먹이를 찾으러 나왔던 갈매기 떼가 내 비행을 보았겠지,'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난 영예 같은 건 바라지 않아. 난 지도자가 되고 싶지 않아. 단지 내가 발견한 것을 나누고 싶을 뿐이야. 우리 모두 앞에 열린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야.'
그는 앞으로 나섰다.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우두머리 갈매기가 말했다.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치욕을 당하기 위해 중앙으로 나서시오!"
그는 마치 단단한 널빤지로 머리를 맞은 것 같았다. 무릎이 휘청거렸고, 깃털이 축 처졌으며, 귓가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 치욕을 당하기 위해 중앙에 선다고? 말도 안 돼! 이 획기적인 발견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 그들은 틀렸어!
조나단이 갈매기 떼가 있는 해변으로 돌아온 것은 한밤중이었다. 어지럽고 기진맥진했지만, 기쁨에 차서 착륙하기 전 한 번의 루프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바퀴 재주를 넘었다.
'이 획기적인 발견에 대해 들으면 갈매기들이 얼마나 기뻐할까,'
그는 생각했다.
'이제 우리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까! 고깃배를 오가는 단조로움은 이제 끝이다. 이제는 살아갈 이유가 생겼어! 우리는 무지에서 벗어나 탁월하고 지적이며 능숙한 존재가 될 수 있어.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고, 날기를 배울 수 있어!'
앞으로의 나날들은 약속으로 가득 찬, 빛나는 희망이었다.
그가 착륙했을 때 모든 갈매기들이 회의 중이었고, 꽤 오랫동안 모여 있었던 것 같았다. 사실 그들은 기다리고 있었다.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가운데로 나오시오!"
우두머리 갈매기의 목소리가 엄숙하게 울려 퍼졌다.
중앙으로 나가 선다는 것은 크나큰 수치이거나 최고의 영예를 의미했다. 주요 지도자로 임명될 갈매기는 중앙에 서는 것이 관례였다.
'아침에 먹이를 찾으러 나왔던 갈매기 떼가 내 비행을 보았겠지,'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난 영예 같은 건 바라지 않아. 난 지도자가 되고 싶지 않아. 단지 내가 발견한 것을 나누고 싶을 뿐이야. 우리 모두 앞에 열린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야.'
그는 앞으로 나섰다.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우두머리 갈매기가 말했다.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치욕을 당하기 위해 중앙으로 나서시오!"
그는 마치 단단한 널빤지로 머리를 맞은 것 같았다. 무릎이 휘청거렸고, 깃털이 축 처졌으며, 귓가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 치욕을 당하기 위해 중앙에 선다고? 말도 안 돼! 이 획기적인 발견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거야! 그들은 틀렸어!
"….그는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그 엄숙한 목소리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갈매기 가문의 존엄과 전통을 훼손했으므로…."
중앙에 서서 치욕을 당한다는 것은 갈매기 사회에서 추방당하는 것을 의미했다. 먼 절벽에서 고독한 삶을 살도록 쫓겨나는 것이었다.
"….조나단 리빙스턴 갈매기,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이다. 무책임한 행동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먹고 살기 위해, 가능한 한 오래 생존하기 위해 이 세상에 던져진 것이다. 그 이상의 것은 알려지지도 않았고, 알 수도 없는 것이다."
갈매기 회의에서는 결코 반박하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조나단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책임하다고요? 형제들이여! 삶의 의미를, 더 높은 목적을 찾고 그것을 실현하려는 갈매기보다 더 책임감 있는 존재가 어디 있습니까? 수천 년 동안 우리는 물고기 대가리나 찾아다녔지만, 이제 우리에겐 진정한 삶의 이유가 생긴 것입니다! 배우고, 발견하고, 자유로워지는 것! 단 한 번의 기회만 주십시오. 제가 알게 된 것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갈매기 떼는 돌처럼 무감각했다.
"형제의 관계는 이제 끝났다!"
모든 갈매기가 일제히 외쳤다. 그들은 하나같이 귀를 막고 등을 돌렸다.
그 이후로 갈매기 조나단은 홀로 나날을 보냈다. 멀리 떨어진 외딴 절벽 너머로 날아가 그곳에서 지냈다. 그를 괴롭힌 것은 고독이 아니었다. 다른 갈매기들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비상의 영광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눈을 뜨고 보기를 거부했던 것이다.
날이 갈수록 그는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유선형으로 몸을 다듬어 급강하하면 수면 삼 미터 아래에서 떼 지어 사는 진귀한 맛있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제 그는 고깃배와 빵 부스러기 없이도 살아갈 수 있었다. 밤에 바다로 불어오는 바람을 가로질러 항로를 정하고, 해 질 녘부터 동이 틀 때까지 수백 킬로미터를 날면서 공중에서 잠드는 법도 터득했다. 그는 완벽한 평정심으로 짙은 바다 안개를 가르며 날 수 있었고, 안개를 뚫고 눈부신 맑은 하늘로 솟구쳐 오를 수도 있었다. 다른 갈매기들이 안개와 비에 갇혀 땅에서 절망하고 있을 때도, 그는 맑고 자유로운 상공의 바람을 타고 육지 깊숙이 날아들어 가 맛있는 곤충을 잡아먹는 법을 배웠다.
한때 갈매기 떼 전체를 위해 꿈꾸었던 것들을 이제 그는 홀로 이루어가고 있었다.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비행을 터득했지만, 그 대가가 아깝지는 않았다. 조나단은 갈매기들의 수명이 그토록 짧은 이유가 지루함과 두려움과 분노 속에서 사는 탓임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그런 감정들을 모두 비워버림으로써 긴 삶을, 충만한 삶을 살고 있었다.
황혼이 깃들 무렵, 그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조나단이 사랑하는 하늘을 홀로 평화롭게 날고 있을 때 나타났다. 그의 양쪽 날개 끝에 모습을 드러낸 두 마리의 갈매기는 별빛처럼 순결했고, 그들이 내뿜는 빛은 고요한 밤하늘 속에서 부드럽고 따스하게 빛났다. 하지만 가장 경이로운 것은 그들의 비행 기술이었다. 조나단의 날개 끝에서 단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완벽한 정확성으로 비행하고 있었다.
말 한마디 없이 조나단은 그들을 시험해보았다. 어떤 갈매기도 통과한 적 없는 시험이었다. 그는 날개를 비틀어 시속 1킬로미터의 극도로 느린 속도로 비행했다. 두 마리의 찬란한 새들은 그를 따라 우아하게, 정확한 위치를 유지하며 천천히 날았다. 그들은 저속 비행의 기술을 알고 있었다.
그는 날개를 접고 방향을 틀어 시속 삼백 킬로미터로 급강하했다. 그들은 완벽한 대형을 이루며 마치 그의 그림자처럼 함께 낙하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긴 수직 저속 회전을 시도했다.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우아하게 따라 했다.
그는 다시 수평 비행으로 돌아와 잠시 침묵을 지킨 후 입을 열었다.
"대단하군요. 그런데 당신들은 누구시죠?"
"조나단, 우리는 네가 속한 갈매기 떼에서 왔어. 우리는 너의 형제야."
그들의 목소리에는 힘과 부드러움이 공존했다.
"우리는 너를 더 높은 곳으로, 네 진정한 고향으로 데려가기 위해 왔단다."
"내게는 고향이 없소. 내가 속할 갈매기 떼도 없지요. 난 추방당한 몸이오. 지금 우리는 큰산바람 꼭대기를 날고 있을 뿐이며, 이 낡은 육신으로는 몇백 미터 이상 높이 날 수도 없소."
"아니야, 조나단. 넌 할 수 있어. 넌 이미 배웠으니까. 한 과정이 끝나면 다음 과정이 시작되는 법이야."
그의 온 생애를 통해 늘 그랬듯이, 이 순간에도 이해의 빛이 그를 환하게 비추었다. 그들의 말이 옳았다. 그는 더 높이 날 수 있었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늘을, 자신이 그토록 많은 것을 배운 광활한 은빛 세상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갈 준비가 됐습니다."
마침내 그가 말했다.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은 별처럼 빛나는 두 마리의 갈매기와 함께 더 높이, 더 높이 날아올라 마침내 칠흑 같은 하늘 속으로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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